우진교구산업(주) | 학교 책상 의자 전문 제조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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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토요기획] 짝꿍 못 넘어오게 책상에 줄?… 옛날얘기랍니다

작성자
wjkyogu
작성일
2026-05-27 17:45
조회
6

[토요기획] 짝꿍 못 넘어오게 책상에 줄?… 옛날얘기랍니다

- 합판부터 강화유리까지… 학교 책걸상의 진화


매체명: 동아일보
기자: 최예나 기자
발행일: 2017.03.25
원문 링크: 기사 바로가기


“일단 헌것 쓰게 하세요. 한번 사면 15∼20년 쓰는데, 며칠 늦더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달 22일 책걸상 전문 생산업체 우진교구산업(경기 군포시)에는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3월 개학 날짜에 맞춰 반드시 책걸상을 배달해 달라는 독촉 전화였다. 우진교구산업은 지난해 12월부터 직원 30명이 전부 매달려 하루에 책걸상 500조(세트)씩 제조했다. 하지만 주문량이 많아 모든 학교의 납품 기한을 맞출 수 없었다.


📌 넘어져도 깨지지 않는 책상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는 건 우진교구산업 박침곤 회장(전국 KS책걸상협의회장)이 2009년 개발한 강화안전유리 책상이다. 이건 모든 사람들이 ‘학교 책상’ 하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모습과 완전히 다르다. 합판으로 만든 기존 책상은 늘 흉터투성이였다. 학생들이 볼펜이나 매직, 색연필로 책상을 도화지 삼는가 하면 때로는 칼이나 송곳으로 조각 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쉽게 낙서를 지우려면 반질반질한 유리가 좋을 것 같았지만 책상은 이리저리 쿵쿵 부딪치기 일쑤인데 만에 하나 깨져서 학생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다. 이때 박 회장 머리에 떠오른 게 자동차 앞 유리였다. 사고가 나도 파편은 튀지 않고 금만 가는 강화유리였다.

제일 처음 강화유리 책상에 관심을 보였던 서울 A초등학교는 반신반의했다. 아이들이 하도 낙서를 하니 유리로 만든 책상이 솔깃하긴 했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다는 게 영 못 미더웠다. 이에 박 회장은 “그럴 리 없지만 만약 하나라도 깨지면 5년간 무상으로 수리해 드리겠습니다. 깨지면 전화 주세요”라고 호언장담했고, 8년이 지나도록 연락은 없다.

경기 B고등학교 이사장 역시 책상 강도를 의심해 대뜸 수위에게 망치를 가져오게 했다. 박 회장이 “망치로 내리쳐도 파편은 절대로 튀지 않는다”고 말한 직후였다. 이사장의 지시에 수위는 망치로 책상을 내리찍었다. 상판은 처참하게 금이 갔지만 파편은 한 조각도 떨어져 나오지 않았다. 이사장은 그 자리에서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전교생 1,400명의 책걸상을 한번에 바꿨다.

강화유리 책상은 학교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해졌다. 현재 우진교구산업은 조달청에 등록된 22개 책걸상 생산업체 중 책상과 걸상 매출 점유율이 모두 1위(각 44.4%, 50.5%)다. 2012년 강화유리 책상이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되면서 수요가 점점 늘었다.

2014년엔 앞가리개가 부착된 책상이 나왔다. 이 책상은 여학생과 교사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대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허리 통증을 더 호소한다. 교복 치마를 짧게 입는 탓에 옷 안이 보이지 않도록 잔뜩 다리를 오므리고 앉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상 상판 밑 앞쪽과 양옆에 가리개를 부착하니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여학생들은 “한여름에도 두꺼운 담요를 무릎 위에 덮고 있어야 했는데 이 책상은 너무 편하다”며 좋아한다.


📌 학생 신장과 학생수 변화 따라 바뀐 책상

국내 책걸상은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일제강점기에는 소나무로 책걸상을 만들었고, 1970년대부터는 정부가 KS 규격을 제정하면서 재료를 합판으로만 규정했다. 책상 재료가 다양해진 건 2008년 말 KS 재료 규정이 완화되면서부터다. 사출 책상과 법랑(세라믹)을 거쳐 우진교구산업에서 시작된 강화유리 책상으로 진화했다.

책걸상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박 회장이 2000년에 먼저 높이 조절 장치를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 책상 다리에 끼워져 있는 높낮이 조절 키를 풀면 학생 키에 맞게 책상 높이를 올렸다 낮췄다 할 수 있다. 학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국가기술표준원은 2001년 KS 규격을 개정하면서 조절형에 대한 규정을 따로 담았다.

학생수가 감소하면서 책상 상판 너비 규격도 2001년에 바뀌었다. 40×60cm였던 책상 규격을 50×70cm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으나, 당시 박 회장은 “교실에 사물함이 설치되면서 교실 길이가 줄어드니 책상을 지나치게 넓히면 통로가 좁아진다”는 실무적인 의견을 냈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최종적으로 책상 규격을 45×65cm 또는 50×70cm로 유연하게 변경했다. 현재 학교의 약 99%는 45×65cm 책상을 쓴다.


📌 의사에서 책걸상 제조업으로

박 회장은 책걸상 변화의 산증인이다. 박 회장은 원래 서울의 한 대학병원 외과 의사였다. 1988년 부도 위기에 처한 친구의 책걸상 업체를 외면하지 못하고 보증을 섰다가 인수하게 되면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남들과 똑같은 합판 책걸상을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수많은 특허로 이어졌다. 대표작인 탄성의자는 허리 통증과 척추측만으로 병원을 찾아왔던 수많은 학생 환자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의자에 올바르게 앉으려면 등받이에 등을 기대야 하지만 합판 의자는 딱딱한 탓에 학생들이 기대지 않았다. 이에 박 회장은 탄성이 있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까딱거리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도록 의자를 설계했다.

현재 대표이사 자리는 몇 년 전 산업공학을 전공한 첫아들에게 물려줬으나, 여전히 전국 KS책걸상협의회장으로 업계 대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아무리 책걸상을 튼튼하게 만든다고 해도 예산 문제로 너무래 쓰면 제 역할을 할 수 없어 안타깝다”며 교구 환경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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